블로그 이미지
ND의 잡다구리 기록장 Design.ND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76)
(27)
사람들 (5)
물건 (6)
음악 (10)
음식 또는 장소 (5)
기타 (17)
(5)
Total
Today
Yesterday

'기사 스크랩'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4.05 미디어에 흔들리는 한국+[조선일보 스크랩]
미디어에 흔들리는 한국: 한국인들은(물론 나도 한국인이다.) 미디어에 쉽게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한반도의 절반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교육의 영향으로 우리가 실제로 살고 있는 땅이 대한민국과 북한(북조선 인민공화국)을 합친 크기라고 생각한다. 언론인들도 잇슈가 되서 많이 팔리는 기사를 작성하기보다는, 국민의 알권리에 부합되는 기사를 작성해서 독자로 하여금 사실에 따른 감화를 불러 일으켜 주길 바란다. (참고로 난 정치에 대해서 어느 편에 서있지도 않는다. 단지 공정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고, 그렇게 언론인들이 세상에 일조를 해주길 바랄뿐이다.) 

아래 스크랩은 내 생각으로 옳은 소리 잘 했다고 생각되는 기사이고,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들이 담겨 있기에 스크랩을 했다.




-----스크랩-----

[태평로] PD수첩을 '순교자'로 만들지 마라

  • 입력 : 2009.04.01 23:10

MBC 측이 진정 사죄했다면 검찰이 나설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도 '피해자'인 것처럼 순교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박정훈 사회정책부장
신문에 실린 한 장의 사진이 사람들을 헷갈리게 했다. 젊은 여성이 눈물을 흘리며 공권력의 만행을 규탄하고 있다. 안쓰럽고 가련한 모습이다. 주인공은 광우병 왜곡보도에 참여했던 MBC PD수첩의 여성 PD였다.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그런 그녀의 집을 검찰은 심야에 압수수색까지 했다. 영락없이 공권력에 탄압받는 피해자 이미지다.

사진이 만들어내는 감성적 이미지는 종종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그녀는 공권력의 가련한 피해자인가. 아니다. 그녀야말로 4000만 국민에 대한 가해자인데, 무슨 소린가. 그녀는 부실 왜곡보도로 온 나라를 근거 없는 패닉으로 몰아넣은 장본인 중 한 사람이다. 아무리 신변 스토리가 안타깝고, 흘리는 눈물이 가엾다 해도 그녀가 피해자일 수는 없다.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은 기자에게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자는 PD수첩의 직접적 피해자 중 한 사람이다. 작년 봄 광우병 논란 때, 기자는 쇠고기 문제의 담당 데스크로 사건의 한복판에 있었다. 기자와 쇠고기 취재팀은 PD수첩이 조장한 집단 광기(狂氣) 앞에서 철저하게 무기력했다. 당시 우리 취재팀의 쇠고기 보도는 국민 다수가 아예 믿으려 하지 않았다. 취재팀엔 온갖 욕설이 쏟아졌고, '매국노'의 딱지가 붙었다. 당시 기자가 쓴 쇠고기 칼럼에 무려 1000여 개의 비난 댓글이 달린 걸 보고 기자는 공포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다. 아무리 진실을 얘기하고 객관적 사실을 써도 믿어주지 않는 절벽 같은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의 원인이 PD수첩에 있음을 아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PD수첩이 만들어 낸 '미국 쇠고기=광우병'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게 온 국민의 뇌리에 각인됐던 것이다. 광우병 사태의 모든 책임을 PD수첩에 떠넘길 생각은 없다. 그러나 팩트(사실)가 아니면 보도하지 못하도록 훈련받아 온 기자들에게 PD수첩은 이미 '저널리즘'이 아니었다.

문제의 PD수첩은 '광우병 쇠고기 목숨 걸고 먹어야 하나'란 자막까지 붙이고 방송을 했다. 이 정도면 '보도'보다 '선동'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보도 프로그램의 간판을 걸고 진실을 호도하는 PD수첩에 우리 취재팀은 같은 직업인으로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시간은 걸렸지만, 진실의 게임은 결국 판정이 났다고 생각한다. PD수첩에 최면 걸렸던 많은 국민들은 이제 진실이 무언지 알게 됐다. 이제 어느 여배우도 "광우병이 우글거리는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먹겠다"고 하지 않고, "화장품도 못 바르냐? 생리대도 안 되냐?"며 우는 여중생도 없다. 하지만 PD수첩은 여전히 가해(加害) 사실을 부인한다. 많은 오류와 왜곡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 PD수첩이 인정한 것은 '번역상의 단순 실수'뿐이다. 방송심의위 명령에 따라 마지못해 부분적인 시청자 사과를 한 것이 고작이다.

기자는 기본적으로 언론 이슈에 사법(司法)의 잣대가 끼어드는 것을 찬성하지 않는다. MBC 측이 진심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했다면 검찰이 나설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MBC와 PD수첩은 여전히 '피해자의 가면' 뒤에 숨어 사법적 제재를 자초했다.

지금 PD수첩은 '순교자(殉敎者) 전략'을 구사하는 듯하다. 검찰 조사에 불응하면서 "나를 잡아가라" 하고, 검찰은 그 전략에 말려드는 것처럼 보인다. PD수첩을 탄압받는 피해자로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PD수첩 사건이 아무리 심각한 국가적 피해를 냈어도, 법적으로 보면 '개인간 명예훼손' 사건일 뿐이다. 정운천 전 농식품부 장관 등이 개인적으로 고소한 것을 검찰이 수사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명예훼손 사건에서도 자택 압수수색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PD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한다고 어떤 범죄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까. 물론 원초적인 책임은 출석 요구에 불응한 PD수첩 팀에 있다. 그렇다고 검찰이 서둘거나 수사 절차를 무리하게 진행시켰다가는 '순교자 전략'에 놀아날 뿐이다. 실제로 PD수첩 사건은 다른 검찰 수사들과 한 묶음 돼 '공안정국' 논란의 빌미를 주고 있다.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PD수첩이 왜 사실을 왜곡했는지에 대한 실체적 진실일 것이다. 처벌이 목적일 순 없다. 그들을 '순교자'로 만들어선 더더욱 안 된다.


Posted by Design.ND
, |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글 보관함